2022년 11월, CPI 결과 발표에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시장은 역대급 반등을 이루어냈고,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꺾이며 인플레이션 장기화라는 엄청난 악재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사람들은 이에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그렇다면 이제 반등이 나올까요?

더글라스 퍼는 전 글에서 다뤘듯, 투자는 포커와 같다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확률을 잘 따져보고 어느 확률에 어떤 변수가 존재하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첫 번째 변수 - 연준의 목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경기의 과열, 시장의 호황일 때 나타나는 것인데,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목표는 다르게 말하면, 의도적인 경기침체 (리세션)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정말 올 듯 안 올 듯 마일드한 리세션으로 잘 컨트롤한다면 연착륙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역사적으로 대부분은 연착륙은 힘들었다 (혹은 어떤 학자들은 한 번도 연착륙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라고도 이야기합니다)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두 번째 변수 - 데이터적 팩트


지금 금리인상의 여파로 확실한 것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대기업들과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대량 인원 감축을 (정리해고) 단행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사이클로 보면, 해고당하는 사람이 많다면 구매력이 줄어들고 그 사람들로 인해 실업자는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리세션의 절차를 모두 밟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기업의 실적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 머스크는 선적 수요 둔화 및 재고 적체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글로벌 공급망 이슈는 없어졌습니다만, 그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빈 컨테이너가 너무 많아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글은 지난 금요일 CNBC 뉴스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집값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수요 둔화를 예측하여 생산량을 줄인다는 발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모두 내려가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는 여전히 마이너스입니다.
금리 인상 속도는 역대급으로 최고 속도입니다.
통화 공급량이 줄었습니다.
주택 착공건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등등 여러가지가 더 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가지 팩트들만 나열해봤습니다.

세 번째 변수 - 시장의 심리와 적정 주가 (얼마나 빠졌는가?)

 

2022년 11월 13일 지금 시장의 Fear and Greed index 만 놓고 보자면 다시 Greed 단계입니다. 확실히 초 단기적으로 크게 매수세가 들어왔던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센티 맨트는 너무 안 좋았다는 점, 그리고 위에 언급한 데이터적 팩트들이 바로 지금이 바닥인 건지, 그리고 지금이 리세션이며 연착륙을 할 건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미 바닥을 지났을 수도 있고,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모르지만, 2가지가 상충합니다. 초 단기적으로 너무 시장은 한 번에 Greed로 전환되었다는 점,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비관론이 길게 왔다는 점이 있겠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는 과연 시장은 많이 빠진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각자 시장의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더글라스 퍼가 보기에는 지금 시장은 "적정주가"로 회귀한 상태라고 보고 있으며, 회사에 따라서 벨류가 저렴한 회사가 있고, 아닌 회사가 있다고 보입니다.

결론


이 글의 제목은 "좋은 사실이 좋은 것인가?"라는 제목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CPI 지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다르게 해석하자면 리세션이 오고 있다는 말이 될 수가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다, 혹은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연 호재일까요? 이는 또 리세션이 다가오니 거꾸로 돌리겠다는 해석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만약 CPI 지수가 좋게 나와서, 연준이 이제 더 이상 금리를 못 올린다는 매크로적인 이유로 투자를 진행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투자자들은 지금 투자를 할 때 시장은 지금 상황에 비해서 오버하게 떨어진 건지, 금리인상의 속도는 적절했는지, 연착륙은 가능한지, 지금 나와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등등 너무나도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더글라스퍼는 데이터와 현 시장의 상태를 봤을 때 과연 CPI 지수가 낮아진 것 만으로 투자의 확신을 가지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저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오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알 수가 없지만 경기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확률이 아주 약간 더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지금의 포지션, 주식 - 현금 비중의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며, 대응을 하지 않고 관망하는 것으로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전략일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포커

 

투자자의 마인드 #1 (차기 비틀즈는 누구일까요?)

현대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영향을 많이 끼친 존재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비틀즈를 꼽을 겁니다. 그만큼 그들의 행보는 위대했고, 장르를 넘나들었으며, 선구적인 역할

blackandwhitepaper.tistory.com

투자자의 마인드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투자를 진행해야 걸까요?

 

저는 투자는 포커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핸드를 최대한 활용하고 바닥에 깔리는 패들을 분석하면서 가장 승률이 높은 확률일 때 배팅하는 게임인 포커는 주식시장과 비슷합니다. 자신의 블라인드 핸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 스킬일 것이며, 판에 깔리는 패들은 '정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보'는 어닝 리포트, 뉴스, 재무제표 등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포커의 다른 플레이어들은 주식시장의 다른 사람들이며 포커게임과 주식시장 둘 다 심리의 싸움이기 때문에 상당히 공통점이 많습니다.

 

포커 플레이어 중 그 누구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핸드만으로 올인 전략을 들어가는 플레이어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어느 정도 패가 중간에 깔려야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하고 가장 확률이 크다고 확신할 때 배팅해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자기가 가진 핸드만으로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올인을 한다면, 그 판을 운 좋게 먹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건 실력이 아닌 순전 운으로 이긴 판이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보면 순전한 '운'은 '실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1편에서 아이온큐의 배팅은 위험하며 해서는 안 되는 배팅이라고 말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온큐가 10년 20년 뒤에 양자컴퓨터에 성공해서 큰돈을 벌 수 있지만, 저희 더글라스퍼가 보기에는 이것은 아직 블라인드 핸드(초반 2장의 패)만 보고 올인을 한 투자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20년 뒤에 배팅에 성공하더라도 이 시점에서는 '운'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워렌 버핏의 명언 중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이 명언은 주식 시장에서 '운'과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장이 상승중일 때는 그 누구라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시장이 전채적으로 하락할 때 그때 옥석이 가려지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로서 Next 애플, 테슬라를 찾지도 못하고, 불확실성에 크게 배팅도 못하면 돈을 크게 벌 수 없는 건가요?라는 질문 말이죠. 이 질문에는 제가 사랑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코스트코로 답변을 드리고 싶습니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코스트코의 데이터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코스트코의 Financial Data입니다. 상당히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었으며, Net income (당기순이익)도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시절 재무제표를 확인해본다면 상당히 탄탄한 기업임을 알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2002년으로 돌아갔다는 가정을 하고 코스트코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재무제표도 탄탄하며, 성장성도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좋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2002년에 코스트코를 $10,000 구입해서 지금까지 HOLD를 했을 시에 어떤 수익 퍼포먼스를 보여줬을까요?

 

코스트코의 퍼포먼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장투의 결과는 CAGR로 14.04%, Final Balance $152,615로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같은 기간 S&P 500에 인덱스 투자를 진행했을 경우 CAGR로 7.61%이며, Final Balance $45,807입니다. 코스트코와 시장 인덱스 펀드 둘 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결코 적은 수익률이 아닙니다만, 코스트코가 월등한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에 배팅해서는 안됩니다. 가능한 모든 패를 확인하고 확률을 계산해서 10년 뒤에 꾸준하게 성장해있을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다면,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큰 복리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차

요즘 (2022년 10월 21일) 경제 뉴스에서 비관론이 이렇게까지 팽배했던 적은 근래에 들어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유 없는 비관론이 아닌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서 하락장, 높은 인플레이션 유지, 금리 상승, 전쟁 장기화, 채권 시장 붕괴, 등등 샐 수도 없이 많은 이유로 비관론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저희 더글라스퍼는 경제 예측으로 주식을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경제가 나쁠 것 같아서 주식을 사지 않는다거나 경제가 좋을 것 같아서 주식을 덜컥 사는 일은 하지 않는 겁니다.

 

분명 거시경제상황을 읽고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자들은 많이 있습니다. 이들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닙니다. 브릿지워터의 레이달리오처럼 시장을 읽으며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내주는 그루 투자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런 투자 방법은 가치투자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글라스퍼는 경제 상황을 높은 확률도 항상 맞추는 것도 아닐뿐더러 마켓타이밍을 맞춘다는 건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더글라스퍼는 전에 썼던 글 중 "하락장 대비는 필요한가?"라는 글에도 적어놓았듯,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지만, 소극적인 대응은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장을 보는 눈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글라스 퍼가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보는 지표들은 이렇습니다. (가장 많이 보는 지표들만 모아봤습니다.)

 

1. 10년 물과 2년 물, 그리고 10년 물과 3개월 물 장단기 금리차

2. VIX 지수 - (너무 높거나 너무 낮거나)

3. M2 지수

4. 경기 민감주의 주가 이동 파악 - (주식은 통상적으로 선행지표로 읽힙니다. 따라서 경기민감주의 최전선에 있는 주식들이 갑자기 꺾이는 일이 일어나거나 어닝이 크게 미스가 나면 전조 증상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5. 시장의 공포지수 CNN - (https://edition.cnn.com/markets/fear-and-greed)

6. 시장 참여자들의 비관론 - 지표는 상당히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7. 주식의 기대수익률과 국채금리 비교 (주식 대비 국채가 더 매력적이라면 당연 투자자들은 투자금액을 주식에서 다른 자산으로 옮길 것입니다.)

10년물과 3개월물의 장단기 금리차 (올해 한번도 마이너스가 안나다가 18일에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났습니다.)

 

사실 지금 시장은 위에 있는 거의 모든 지표들이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표들은 앞으로 주식 시장이 더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바닥이라는 신호인지는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이 바닥일 수도, 앞으로의 하락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상당히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최악을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하락장 대비 방법은 역시 현금 비중 확대입니다. 바겐 세일 기간이 다가오는데 돈이 없어서 손만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주가의 하락이란 오히려 시장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아하는 기업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인 겁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