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제가 블로그를 떠나 Substack을 처음 사용한 해입니다. Substack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까 오래 고민했는데, 과거 블로그 글처럼 제 포지션을 공개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 방식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당시 블로그를 운영하며 포지션을 공개하고 수익률을 적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제 과거를 복기할 수 있는 일기(박제 글…)를 작성하여 제가 과거에 어떤 실수를 했는지, 그리고 과거 글을 통해 제 미숙함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억은 파편적으로 저장되고 수정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를 작성했지만, 이제는 글을 쓰는 목적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복기 목적의 자세한 글은 개인만 볼 수 있는 아카이브에 따로 저장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제 과거 글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블로그 글인 “2024년 투자성과 보고서” 를 확인해 주세요. (2022년 연간 보고서부터 대략적인 포지션을 확인하시면 제 수익률이 사실인지 아닌지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포지션이 변경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포지션 공개가 앞으로 제 글에 대한 약간의 신용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했기 때문에 문장이나 맞춤법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Substack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1)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 투자의 효용성에 대해 알리고, (2) 가치 투자를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글이 여러 곳에 노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 글 하나하나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제 포지션은 공개하지 않되, 최대한 공개할 수 있는 선에서 연간 보고서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제 모든 글은 매수나 매도에 대한 추천 글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2025년 수익률
모든 수익률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되며, 수익률은 TWRR 계산법을 사용합니다.

2025년도 상당히 좋은 한 해였습니다. 사실 1~2년 내의 수익률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2022년 당시 제가 예측했던 중요한 부분들이 2025년까지 유효하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수익률에 반영되었고, 운이 좋게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가 없었습니다.
저의 성적이 다른 지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으나, 2025년은 코스피의 해였습니다. 금융위기 직후의 수익률로는 저런 수준의 수익률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수가 아닌 다른 헤지펀드와 비교해 볼까요? 현재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2025년 12월의 헤지펀드 합산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바클레이 헤지 인덱스(Barclay Hedge Indices)를 보면 2025년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73%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른다는 말(지금 당장의 수익률이 좋다)은 미래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물론 제가 보유한 기업의 성장률이 계속해서 30% 이상 고성장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특별한 성장세가 없다면 주식 가격이 계속 올라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재 미국 주식의 가격은 비쌉니다(당장 터질 만한 버블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 시장을 둘러보아도 저렴한 주식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미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자로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저평가된 괜찮은 기업을 찾는 것입니다. 1달러짜리 기업을 50센트에 살 수 있다면 포트폴리오의 내재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2025 Review
2025년에는 정말 다양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꼽아 보고 싶습니다.
1. 트럼프의 당선과 신고립주의
프로이센 왕국의 철학자 헤겔은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인간이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인간이 역사로부터 아무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잠깐 과거를 살펴볼까요? 미국의 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는 파나마 운하에 초석을 놓았고, 스페인과 전쟁을 벌여 필리핀을 차지하고 괌과 하와이를 점령한 대통령입니다. 또한 매킨리는 미국의 평균 관세를 49.5%로 올린 딩글리법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1890년 당시에는 세계 경제가 지금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이므로 지금과 1:1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보호주의가 성행했던 시기라 관세 폭을 늘리는 것에 대한 부담률은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기 어렵고, 미국의 제조업 상황이 지금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호무역주의와 관세는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을 역사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매킨리의 관세는 오히려 관세 수입을 감소시켰고, 미 재정 수익을 악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공화당은 보호 무역주의와 높은 관세율을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1930년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관세법(Tariff Act of 1930)’이 적용되어 1932년까지 평균 관세율이 40.1%에서 59.1%로 증가했습니다. 당시 프랑스와 영국이 보복관세 및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지정하는 등 세계적 무역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급속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지게 됩니다. 현재 주류의 경제학자들의 대공항 가설에 따르면 과도한 보호 무역론 그리고 지나친 관세가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에 기반한 자유무역주의의 성공 공식은 깨진 적이 없으며, 전 세계 GDP 상승률로도 이를 지속해서 입증하고 있습니다. 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자는 경제학자가 있다면, 리카도의 비교우위를 포함한 자유무역의 모든 이점을 상쇄할 만큼의 이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전부 입증되지 않은 주장일 뿐입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낮춘다는 주장은 대공항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황에서 나온 것일까요?
전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Did Tariffs Make American Manufacturing Great? New Evidence from the Gilded Age, 2024년 11월)에 따르면, 미국의 과거 관세 인상이 제조업 부문의 노동 생산성을 증진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고, 오히려 연구 결과는 관세가 노동 생산성을 감소시켰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거가 미래를 정확하게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세 정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했습니다. 물론 혼합되어 있는 CPI 수치상으로는 큰 폭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으나,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만 따로 보면 계속 상승했으며, 소비자 신뢰 지수는 지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상승한 품목이 많은 것으로 집계됩니다.
2025년을 돌아본다면 한 가지 확실했던 점은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해 각 국가가 점점 더 고립주의적인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저가 소포에 품목당 3유로의 고정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멕시코는 자유무역협정이 없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품목에 관세를 크게 부과했으며, 일본과 태국은 소액 상품에 대한 면세 정책을 폐지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정책은 중국의 저가 소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만, 미국의 관세 폭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2026년에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신고립주의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2. 신냉전과 신제국주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과 미국의 억제력 약화라는 정세 변화로 인해 각국은 자국 내 공급망 구축과 군비 증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가 휴지조각이 되면서 미국에 의존하던 국가들은 하나둘 자국 국방 강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미국이 보여주는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과 함께 자유무역의 이점을 모두 버리고 보호주의로 돌아가는 고립주의 정책은 곧 땅과 자원의 크기에 기반한 신제국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과거 동맹국들은 미국을 전적으로 믿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신냉전의 구도가 점점 더 강하게 확립되고 있습니다. 미국에 도전하는 신흥 강국인 중국의 부상과 함께 견제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세계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완전히 고립주의로 돌아갈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가 주는 이점이 세계화의 단점보다 크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완전히 바뀌게 될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는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1. 군비 확충
2. 탈 달러 시도
3. Supply Chain(공급망)을 국내 혹은 가장 우방국으로 이전
이 흐름은 지금 시점에서도 2022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이 흐름이 변화할까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힘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 전까지는 이런 시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소련은 1983년 1인당 명목 GDP 3,650달러를 달성한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겪어 왔습니다. 전 세계적인 군비 감소 추세는 대략 그 이후인 1985년부터 지속되어 왔습니다. 물론 거시적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이런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3. AI, AI, AI
2025년은 AI의 해였습니다. 물론 시장에서 건설적인 AI에 대한 비판론이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시장의 반작용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장은 현재 미래 AI 수요에 대비하여 전력 및 인프라 확충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I 기반의 소규모 기업들이 많이 등장한 한 해였지만, 이것이 투자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제가 2025년에 AI와 관련한 내용과 생각은 동일합니다. 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dfvalueinvesting.substack.com/p/opinion-2025-ai
[Opinion] 2025년 AI에 대한 고찰
Opinion
dfvalueinvesting.substack.com
잘한 것과 못한 것
이 글은 저의 수익률 공개로 시작했으나, 사실 제가 투자를 잘해서 성적이 좋게 나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족한 점이 제 수익률을 많이 깎아 먹었으며, 아직도 매우 부족함을 느끼는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과거를 복기해 보면 제 기업 분석이 상당 부분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전히 운에 의지한 수익률은 아니었다는 것을 3~4년 뒤에 확인한 것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2022년과 2023년에 작성한 글이나 수기로 작성한 메모를 볼 때 상당히 부끄러운 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제가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때문에 최소한의 목표는 이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제 가장 큰 약점은 조심성이었습니다. 2022년부터 지금까지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생각보다 컸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평균 30-40% 보유) 기업 분석의 적중률은 높았으나, 제 분석에 지속해서 의심을 품고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또한 금값이 상승하여 금과 주식의 리벨런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조심성으로 인해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심성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실수라면 역시 과거 기업 분석에서의 실수입니다. 기업 분석이 미비하여 분석 과정에서 주주가 가져가는 FCF를 완전히 잘못 계산한 경우도 있었고, 기업의 방향성을 잘못 판단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2026년에는 기업 분석을 더 신중하게 진행해야겠습니다.
2026년을 시작하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평가되거나 합리적인 가격의 주식은 점점 더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025년의 수익률도 좋았고, 2026년도 많은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저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6년은 2025년보다 더욱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 될 것입니다. 2~3년 뒤의 수익률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난이도는 2~3년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훨씬 높아졌습니다. 결국 미래 수익률을 위해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작은 주식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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