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Mile

2019년 7월 마지막 생산 이후로 완전히 작별하게 된 폭스바겐(Volkswagen)의 비틀(Beetle)은 세계적인 명차로써 81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폭스바겐의 시작점이자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자동차입니다.

 

비틀은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 그리고 문화적 역사에 함께 했던 비틀은 폭스바겐 뿐만 아닌 전 세계인들의 문화의 아이콘으로써 폭스바겐에서는 이례적으로 단종되는 물건에 광고를 만들게 됩니다.

2019년 12월 31일 폭스바겐에서는 제품을 사라고 광고를 하는 평범한 광고가 아닌 지금까지 이 제품을 사랑해 준 사람을 위한 광고 만들었으며 이 광고에는 상당히 많은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1930년대 대학살과 독재자의 아이콘인 히틀러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비틀은 싸고 경제적이며 튼튼한 차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닉 하게 비틀은 미국에서 자유와 사랑의 상징인 히피의 아이콘이 되어버리는 아주 이상한 역사를 가진 차이기도 하지요.

 

이 광고에 나오는 마켓팅을 통한 역사적 이야기를 이 글에서 한번 다뤄볼까 합니다.

 

Beetle Type1

비틀은 포르쉐 박사가 설계, 제작한 차로써 193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생산을 얼마 하지 못하고 공장이 군수공장으로 바뀌면서 빛을 보지 못하는가 했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영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면서 대박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들겨 보지만 처참하게 실패하고 맙니다.

 

1950년대 미국의 자동차들

1950년대 미국의 자동차들의 특징은 전부 크고 풍요롭고 럭셔리한 특징을 가졌었습니다. 전쟁특수를 누린 미국은 전쟁 이후 경제적 부흥의 시기로 들어가게 되었고, 풍요로운 삶을 즐겼습니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과잉 소비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대배기량의 넉넉함과 디자인적으로 커다한 차체를 선호하게 됩니다. (반대로 유럽은 2차대전 이후 경제는 파탄이 났고, 1956년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제 2차 중동대전 때문에 기름값이 비싸진 이유로 작고 경제적인 차를 개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장적 차이 때문에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비틀은 처참한 성적을 받게 됩니다.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비틀은 1949년~1950년 까지 미국 시장에서 단 2대를 팔고, 1951년에는 511대, 그리고 1952년에는 601대를 파는 대참사가 일어나게 되죠.

 

때문에 1959년 비틀은 미국의 광고 회사 Doyle Dane Bernbach (DDB) 에 광고를 의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결정적인 광고 하나가 탄생하게 되죠.

 

1959 년 Think Small 광고

하얀 바탕에 왼쪽 상단에 점 하나 찍혀있듯 비틀이 작고 초라하게 박혀 있는 이 광고는 큰걸 선호하는 미국시장에 사실상 단점을 과감하게 고의로 들어내는 전략을 사용하게 됩니다. Think small 이라는 작게 생각하라라는 문구와 함께 싸고 경제적인 차임을 홍보함과 동시에 작음으로써 어떤 이점이 있는지 상세하게 나열하고 있습니다.

 

(+ 왼쪽 상단인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책을 읽을때 왼쪽 상단부터 보는 습관이 있어서 아무리 작은 이미지라도 왼쪽 상단이 눈에 더 잘 띄는 심리적인 이유를 통해 작지만 더욱 잘 보이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겁니다.)

 

이 초라한 광고로 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됩니다.

 

The Last Mile 에 나오는 Think Small 문구

미국 문화에서 Counter Culture (반문화, 또는 주류 문화에 질려하여 다른 문화를 찾는 문화를 말함) 은 정말 큰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1950년대 주류의 음악이였던 컨트리, 재즈, 그리고 리듬 앤 블루스를 한번에 날려버련 Rock n Roll 의 시작도 반주류 문화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딱딱한 예절과 사회 통념을 한방에 날려버린 엘비스 프레슬리가 TV에 나와서 당시 사회적으로 백인이 하면 안됬던 춤을 추면서 기존에 있던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는 엘비스와 같은 힘이있고 독창적인 아이콘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것과는 전혀 다른, 그리고 다른 삶을 원하는 이들에게 다른 대안이 될수있었던게 필요한거죠.

 

이걸 Think Small 이라는 광고로 비틀은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성공하게 됩니다. 1960년대 초중반, 락과 비틀즈의 인기와 함께 시대적으로 반문화 정서가 물결을 이루고 이 물결에 완벽한 아이콘이 될수있던 비틀은 작고 귀여운 기존 시장에 있었던 그 어떤 차와는 다른 디자인과, 연비에 따른 경제성, 그리고 기존 시장이 제시한 과잉소비의 아이디어와 전혀 다른 생각의 전환으로 미국인들, 특히 히피들의 상징이 되면서 자유의 아이콘이 된겁니다. 히피들의 상징인 문구나 옷은 The Last Mile 에서 많이 찾아볼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져서 비틀은 고장난 차를 광고함으로써 차량의 퀄리티에 대한 홍보를 성공하게 되면서 미국 시장을 꽉 잡게 됩니다.

 

불량차를 의미하는 Lemon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습니다.
Not A Lemon 이라는 문구가 바로 Lemon 광고를 의미하는것입니다,

불량차를 뜻하는 Lemon 이라는 문구와 함께 불량차같이 안 보이는 비틀 한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에는 '이 차는 작은 사물함에 있는 크롬 장식에 작은 흠집이 있어서 교체에 들어간다' 는 문구가 써 있습니다. 정말 별거 아닌것까지 신경쓰는 폭스바겐의 퀄리티 관리가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깊게 심어줌으로써 실질적으로 믿을만한 차임을 강조했습니다. 고장난 차를 보여줌으로 소비자에게 역설적으로 이 차는 튼튼하다는 신뢰성을 심어주게 된것이죠.

 

이렇게 미국 시장에서 비주류였던, 실패 할 수 밖에 없었던 비틀은 대 성공을 거두며 문화의 아이콘으로써 군림하게 됩니다.

 

앤디 워홀이 사진기를 들고 있다.
앤디 워홀의 작품

이와같은 인기로 인해 비틀은 많은 셀럽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고 The Last Mile 동영상에는 지금까지 비틀을 사랑했던, 또는 연관이 있던 셀럽들의 환호와 함께 날아가는 딱정벌래가 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자유의 상징이, 어떤 사람에게는 예술적 가치가 되었으며, 또 많은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담겨있는 튼튼한 차로써 자신의 임무를 다 하게 된 폭스바겐의 비틀은 80년가량 사람들의 곁에 있으면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역사적인 차였습니다.

 

미래를 보고 있는 과거의 아이콘

 

비록 현 시대의 큰 차가 유행하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의해 지금은 사라지게 된 비틀이지만, The Last Mile 중간에 나오는 풍력 발전기 들을 보면서 현 상황을 잠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폭스바겐은 최근 전기차로의 완전한 탈바꿈을 예고하였고 이를 풍력 발전소를 멀리서 바라보는 비틀의 모습으로 풀어낸 장면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미래를 위해, 그리고 더 친환경 적인 차를 위해 없어져야만 하는 구 시대적 아이콘을 나타낸것은 아닐까 많은 생각이 곂치더군요.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면, 과거의 비틀이 제시했던 Think Small 이 현대에 와서도 중요하게 한번 생각해 봐야하는 가치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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