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주식시장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코 인플레이션이 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유가 예측은 비관적으로 보는 기관들 예측으로는 배럴당 $200까지 상승한다는 리포트를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고유가 예측들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리세션 (경기침체) 예상 이유만으로 하늘을 찌르던 유가는 단기적으로 $80로 내려오는 상황도 생겼으며, 현재는 리세션 우려로 유가가 치솟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세션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요!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으며, 앞으로 조금씩 내려올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나올수록 반대되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더글라스 퍼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단시간 내에 3%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수 있는 확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시장의 문제점

 

미국의 현재 노동시장은 상당히 이상합니다. 고용은 완전고용 수준이지만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구인광고 포스터는 모든 매장마다 다 붙어있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해 보입니다. 또한, 운송 (특히 트럭), 농업 등 단순 노동을 요구하는 직업들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견해들이 존재하며, 너무나도 복잡한 인과관계가 얽혀있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트럼프의 외국인 노동자 배척 정책의 문제점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값싼 가격의 외국인 노동자를 배척하고 미국에서 일하지 못하게 한다고 미국의 주류 사회 인종인 백인들이 최저시급을 받고 농장에 가서 아보카도를 따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의 Supply Chain (공급망 문제) 이슈는 많은 부분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트럼프의 반 이민주의 정책과 함께 코로나 판데믹 사태로 인해 많은 수의 외국인 노동자가 미국에서 나갔으며, 이는 곧 트럭 인력 부족, 물류 인력 부족, 나아가서 1차 산업과 2차 산업의 값싼 노동력 부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해당 문제는 단기간에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법을 손을 보는 것에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며, 고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의 비용 문제로 인해 인력 충원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 또한 브렉시트로 인해 외국인 배척을 한 나라로써 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국가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중국과의 갈등과 신냉전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글로벌 경제는 값싼 노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서 최대한 가격을 낮추고 기업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판데믹 사태와 함께 미중 갈등으로 인해 낮은 인플레이션을 지탱했던 세계의 공장이 점차 문을 닫게 되고 있습니다. 리쇼어링과 프렌드 쇼어링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중국 공장을 몇 달 만에 어딘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또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또한 공급망 문제에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물건 생산이 끊기거나 배로 배송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생긴다면, 이는 인플레이션의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3. 에너지

 

에너지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탈탄소화 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석연료의 종말은 정해진 미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발을 맞춰서 기존의 석유/가스 회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맞추기 위해 많은 문제들에 직면해있습니다. 해당 회사들은 화석 연료로 돈을 버는 회사인데 화석 연료의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에너지 소비량은 인류가 많아지고, 발전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가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제작, 설치하는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즉각적인 에너지 전환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화석 연료 생산량은 동일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 연료는 급격하게 사용량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며, 원유 회사들은 돈을 들여서 추가적으로 증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가격은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의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천연가스 대체제로 원유나 석탄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석탄 발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자료가 있으며, 2022년 여름 영국은 유럽 전역으로 에너지를 팔았습니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유럽의 가뭄이 너무나도 심각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고 강 수온이 너무 높아서 원자력 발전량도 50% 이상 급감하는 일까지 발생하여서 2022년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위의 3가지 이유를 토대로 2022년 인플레이션은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현재 예측대로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찍고 정상으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그리고 나아가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리세션까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경제 예측은 틀릴 확률이 높으며, 이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짜서는 안됩니다. 이 문제들 속에서 어떤 주식이 승자가 될지 분석해보는 방법, 방어주를 포트폴리오에 조금 섞는 방법, 그리고 현금 보유량을 계속 확보하며 투자를 유보하는 방법 등 많은 방어적인 전략이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찰리 멍거의 명언 하나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하나라도 폐기하지 않았다면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 By 찰리 멍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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