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검정치마의 3번째 정규 앨범의 파트2, THIRSTY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상당히 치밀한 구성과 연결성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이번 글에서는 앨범 리뷰를 하려는것이 아닌, 검정치마 여자혐오 논란에 대해 몇가지 반박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THIRSTY 앨범에서는 몇몇 가사들의 난해함과 선정적이게 해석될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여성 혐오 논란이 일고 있다.

선정적인 가사를 집어서 성매매를 연상시키며 성매매 옹호 가사가 아니냐는 글들이 커뮤니티 사이에서 떠돌고 있으며

멜론이나 벅스와 같은 사이트에서 검정치마 앨범에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상황을 보면서

앨범이라는 특수성에 대해 많은 대중들이 모르는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THIRSTY 라는 앨범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해결해야 한다.

과연 앨범이란 무엇일까?

 

 

위 질문으로 깊게 들어가면 너무나도 긴 이야기가 될것같아서 컨셉트 앨범의 설명만 간략하게 하고 넘어가겠다.

 

앨범은 과거 1960년대 이전으로는 곡들의 묶음 형태에 가까웠었다. 곡 하나하나가 따로 의미가 있는 앨범 형태가 주를 이뤘고

사실상 앨범 보다는 곡 하나를 소비한다는 개념이였다. (현 한국 음악시장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다)

1960년대 밥딜런이 포크송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감정과 음악적으로 진실성에 대해 생각 하기 시작하고

비틀즈의 자기성찰적인 작곡으로 전환이 앨범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유기체로써 역할을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앨범이라는 포멧으로 가장 큰 발전과 전환점을 이끌어낸 앨범이 바로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고 생각한다.

이 페퍼상사는 컨셉트 앨범에 시초이다.

컨셉트 앨범이란 각각의 노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앨범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앨범이다.

비틀즈의 페퍼상사는 자신들이 가상의 밴드가 되어서 공연 하나를 들려주는 형태의 앨범이다.

 

또 하나의 컨셉트 앨범의 예를 들어보자면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예시로 들수 있다.

이 앨범의 주제는 상당히 난해한데 인간의 광기와 죽음에 대해 심오한 고찰을 하고 있는 앨범이다.

(각 앨범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추후 앨범 리뷰를 통해 하겠다.)

 

위와 같이 앨범이라는 것은 한 주제를 이야기를 풀어낼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이 부분을 잘 기억해 두고 검정치마의 조휴일씨가 앨범 설명으로 적어둔 부분을 잠시 살펴보자

 

 

"뭘 기대하는지 알아

어디서 들어봤겠지
넌 근데 잘못 온 거야
여긴 춤과 눈물에 순서가 없는 걸
- Bollywood
 
뻔뻔하고 그로테스크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에겐 하나같이 다 어쩔수 없는 사랑 노래처럼 들린다. 하긴, 전부 다 내가 지어낸 얘기라고 해도 영원히 알 순 없겠지"
 
 
처음 앨범을 듣기 전에 저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뻔뻔하고 그로테스크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라는 뜻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되었고
문득 2가지 생각이 내 머리속에 스쳐 지나갔다.
 
1. 이 앨범은 독자적 앨범이 아닌 전 앨범 TEAM BABY의 파트 2 앨범이다. (앨범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2. TEAM BABY는 불안할 정도로 한 여자에 대한 순애보를 그리고 있던 앨범이였다. 필자가 말한 "불안할 정도" 라는 뜻은
사랑은 완벽할수 없고 영원할수 없다고 생각하며 완벽할것만 같았던 사랑도 사소한 일로 틀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영원할것이라 믿었던 사랑이 틀어지게 된다면 감당할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올수 있다. 
때문에 너무나도 완벽하게 보여지기에 불안한 사랑이라고 TEAM BABY의 앨범을 평가한것이다.
 
파트 1에서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앨범의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면
파트 2에서는 그 사랑이 깨져버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너무나도 완벽했던 사랑이 산산 조각이 났을때 사람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앨범인 것이다.
 
"광견일기" 에서 검정치마가 의도한 것은, 원나잇 일수도, 성매매를 은유한것일수도 있고
"빨간 나를"에서 말하는 "내 여자는 어딘가에서 울고 넌 내가 좋아하던 천박한 계집아이" 라는 대목은
광견일기와 같이 해석될수도, 전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는 해석하기 나름인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 모든것은 이러한 행동을 정당화 하려는것이 아닌 한 인간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것을
마지막 "피와 갈증" 이라는 곡에서 파트1 앨범의 순애보 사랑 노래 "Love is all" 이라는 곡과 대조시키면서 세련되게 보여줬다.
 

 

 

 

이 앨범으로 검정치마는 이별뒤에 광기와 일탈,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별이 한 인간에게 남기는 그로테스크한 아픔은 무엇일까?

라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이별이라는 주제로 컨셉트 앨범을 만들어낸 언니네 이발관은

"가장 보통의 존재"에서 인간의 감정선을 따라 이별의 아픔을 그려낸 품위있는 컨셉트 앨범을 만들었다면

검정치마는 인간의 원초적인 아픔과 본능을 그려낸 현실적일수도 있는, 본능적인 컨셉트 앨범을 만들었다.

 

 

여기까지 앨범에 관해서 알아보았고 마냥 성매매나 여성 혐오를 찬양하고 추천하는 스토리가 아니라는 부분을 반백해보았다.

그럼 여기서 의문점이 드는 부분이 생긴다. 저런 주제에 저런 표현들이 과현 이 사회에 용납이 되야하는가?

이것이 용납이 되지 않는다는건 사회를 퇴보 시키는것과 마찬가지이다.

60-80년대 가사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많은것을 검열해버렸던 그 시대

예술의 표현의 자유를 막아버리는것이 용납되었던 그 시대

그런것이 진정 추구해야할 사회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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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원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은 분명 존재한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원작을 그대로 이어가는 매력적인 속편이였다.

분명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진중하고 긴 호흡을 가져가는 특징 때문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와 영화의 분위기, 그리고 배우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선을 그대로 느껴보면 왜 이렇게 긴 호흡이 필요한지 이해할수 있을것이다.

이 영화의 압도하는 미술과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감정연기는 이 영화의 흐름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이 영화는 매우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심오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틀은 아마도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다방면적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유전적으로 임신이 불가능한 레플리컨트(인조인간)가 임신이 가능해진다면 인간과 동급인 인격체로 인정할 수 있는가?"

라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를 풀어간다.




보통의 인간 - 케이


주인공인 케이는 구 모델 넥서스8 레플리컨트를 잡는 신 모델 넥서스9 레플리컨트 경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레플리컨트들에게도 무시당하며 밖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을 지운체 살아간다.

자신이 인조인간이라는 것을 알고있고 자신에게 영혼이 없다고 믿고 있지만 혼자일때 그는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일과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반겨주는 AI(인공지능) 홀로그램인 조이와 사랑을 하기도 한다.


케이는 사건 하나를 해결하다가 한 레플리컨트가 임신을 해서 출산 도중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플리컨트는 유전적으로 임신을 할 수 없었고 이는 엄청난 일이였다.

케이의 경찰 상사는 이 사건이 사회적 대 혼란을 일으킬수 있다고 판단하여 케이에게 조사한뒤에 레플리컨트 아이를 죽이라고 명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케이는 사건을 파해칠수록 자신이 레플리컨트들 사이에서 나온 자식일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면서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만약 자신이 만들어진 인조인간이 아닌 자연적으로 태어났다면 영혼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케이의 기억중에 케이가 어렸을때 아이들이 자신이 소중하게 여겼던 목각말을 뺏으러 쫒아오는데

그 아이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어둡고 잘 안보이는 석탄 저장고 같은 곳에다가 목각 말을 숨겨놓는다.

그런데 그 장소가 실재로 존재하는 장소였고 그 기억 그대로 목각말이 석탄 저장고에서 발견되었다.

자신의 만들어진줄 알았던 기억이 진짜였다 라는 증거물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레플리컨트들의 기억을 만드는 한 여자를 찾아간다.


그 여자는 케이의 기억을 보며 울면서 이야기 한다.

이 기억은 만들어진 것이 아닌 누군가가 겪은 진짜 기억이라고 확증을 주고 

당황한 케이는 어쩔줄 몰라하며 자신도 알고있다고 소리치면서 나가버린다.


자신이 레플리컨트의 자식임을 확신하고 자신의 경찰 상사에게는 레플리컨트 아이를 찾아서 죽였다고 보고를 하고

자신의 아버지인 데커드를 찾아 도주를 하게 된다.


케이는 데커드를 만나게 되지만 그를 쫒던 러브에 의해 데커드는 납치당하고 조이는 사망하게 된다.

케이는 레플리컨트 저항 단체에 의해 구조되는데 거기에서 데커드와 레이첼(엄마)의 아이는 성별이 여자라는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녀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는 현실을 직면하게 되는데

레플리컨트 저항군은 그런 케이에게 너무나도 냉혹하게 데커드를 죽여서 저항단체를 지켜달라고 요청한다.


크게 좌절한 케이는 조이(인공지능) 광고판 앞에 선다. 조이가 자신에게 붙여준 이름이였던 '조' 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는 인공지능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것, 듣고 싶은 모든것을 해준다" 라는 문구를 보게 된다.

조이와 조의 사랑도 허상의 범주안에 있었던 것이였고 모든것이 무너진 케이였지만 무언가를 크게 결심하게 된다.


러브가 납치해간 데커드를 추적해서 러브를 쓰러트리고 데커드를 죽이지 않고 살려준다. 

복종적인 레플리컨트로 만들어 졌지만 그는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데커드와 그의 딸이 만날수 있게 도와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데커드에게 케이가 자신의 과거와의 연결고리이자 자신의 존재 이유였던 목각 인형을 건내준다.

그때 상황을 알아챈 데커드는 그에게 질문을 한다.


"나는 너에게 무엇인가?" 하지만 케이는 웃으며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데커드가 딸을 만나러 간 후 계단에 누워 조용히 사망한다.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고 영혼이 있다고 굳게 믿었던 케이.

과거의 기억이 실제였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자아를 기억속에 차근차근 쌓아올렸던 케이

그 모든것이 허상이였으나 과연 우리는 케이를 인간이 아니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사실 우리 모두는 특별함을 찾아가고 있는 보통의 한 인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들어진 사랑 - 조이


케이의 피곤한 일과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반겨주는 AI(인공지능) 홀로그램 조이는

길가다가 쉽게 광고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업용 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철저하게 혼자인 케이에게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유일한 존재이자 케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케이는 그녀를 집 밖에서도 홀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에메네이터(Emanator)를 선물로 사주며

그녀를 더욱 자신(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 간다.


에메네이터를 처음 사용하고 집밖으로 나와 빗솟에서 서로에게 키스를 하며 애정표현을 하지만

전화가 한통 걸려오고 조이는 순간 정지를 하며 케이는 가상의 프로그램임을 느끼고 현실로 되돌아온다.


이 두명은 불완전 하지만 점차 서로의 불완전한 현실을 어루만져 주며 가장 인간적인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두명이 사랑하는 방식은 분명 우리의 방식은 아니지만 묘한 사랑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애틋하게 그려진다.

인간같이 사랑하고 싶어서 대역을 불러 성관계도 하고 진짜 연인처럼 케이에게 '조' 라는 이름을 붙여주면서

자신들에게 특별한 연애를 한다.


조이는 항상 케이 옆에서 케이를 걱정하고 케이를 위해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케이는 데커드를 찾아 도주를 할때 조이가 에메네이터로 모든 자신의 데이터를 백업한 뒤 본채를 없에달라고 한다.

에메네이터가 파손되면 자신을 복구할 방법이 없어 죽게 되지만 조이는 진짜 소녀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케이와 함께 도주한뒤 조이는 데커드를 만나지만 얼마 있지 않아 그들을 추격해온 러브의 손에

에메네이터가 파손되면서 조이는 죽음을 맞이한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마지막에 다급하게 남긴 한마디는 "사랑해" 였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랑을 보여준 조이였지만

결국 AI는 만들어진 코드속에 사랑을 하게끔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만들어진 사랑도 사랑이라 할수 있는걸까? 라는 질문과 함께

사랑을 하기 때문에 인간이다 라는 포괄적인 개념 조차 흔들어 놓는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유전자 속에 사랑을 하도록 짜여져 있고 그들과 다를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이 하고 있던 사랑이 우리들의 사랑을 투영하고 있던것이 아닐까?





비록 만들어진 인간들이 허상의 사랑을 하고 허상의 삶을 살았지만

그들이 했던 사랑과 그들이 살았던 삶은 인간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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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hitest Boy Alive - Rules (2009)


이 앨범을 한마디로 압축해본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덜어내면 또렷해진다"


The Whitest Boy Alive는 빼기를 통해 청각적 미니멀리즘의 완성을 이루어냈다. 빼기를 통한 단순함과 간결함을 살려 반복성을 

극도로 강조하는 방법은 음악적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만들어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빼놓지 않았으며 통통튀는 맬로디가 독특하다.

이 앨범을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발상의 전환에서 찾아볼 수 있다.


The Whitest Boy Alive 라는 밴드는 시작은 얼렌드 오여(Erlend Oye)의 컴퓨터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들의 음악적 시도는 분명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인 하우스 뮤직이 시발점이였다. 그들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반복적인 루프와 일렉트로닉 음악의

장점을 밴드에 접목시켜보려는 의도로 이 밴드를 만들었을것이다.

컴퓨터로 찍어낸듯한 노래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곡들이 독특하면서도 세련되게 느껴진다.

가장 기계적인 방법으로 만든 곡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풀어낸 발상의 전환이 앨범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하우스풍 음악, 또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이 앨범에 쉽게 빠질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분한 앨범이다.



The Whitest Boy Alive의 리더 '얼렌드 오여'(Erlend Oye)는 이 앨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BPM 의 관점에서 보자면 [Dreams] 보다 더 느려진 앨범이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두자면 [Dreams]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앨범이다." 


얼렌드 오여의 말대로 전작인 [Dreams] 보다는 정적인 앨범이나 완성도는 전작을 넘어선다.

디지털 감성을 아날로그적으로 바꾼다는 음악적 시도에 완성판이 바로 이 앨범 [Rules]이다.

전작에서 시도했던 일렉트로닉 음악의 사운드적인 과함은 배제해버리고 악기 하나 하나에 공을 들였다.

조금은 과했던 루프를 단순하고 반복적인 루프로 바꾸어 버리기도 했지만 이러한 빼기들이 청각적 미니멀리즘을 완성시켰다.


꽉 찬 느낌의 베이스가 아닌 단단한 느낌을 주는 베이스에 어딘가 비어있는곳을 지루할것 같으면 차갑게 들어오는 일렉기타,

기계적인 비트에 충실하며 곡의 갈길을 잘 인도해주는 드럼에 센스있게 치고 들어오는 다채로운 톤의 신디사이저.

모든 악기가 본연에 충실하면 꽉 채우는 사운드가 아닌 악기 하나만 들어간 공간조차 훌륭한 음악이 된다는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채우면 채울수록 허전한 느낌이 들때 어쩌면 해답은 덜어내는것이 답일때가 있다.

[R이 앞에 있는 곡은 추천곡. R은 Recommend(추천)의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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