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퍼의 여러 가지 생각 글은 머릿속에 있는 아무생각을 끄집어내서 적어놓는 일종의 일기와 같은 형태입니다. 투자 판단보다는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기 위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고 있고, 어딘가에 적어두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한번 보기 위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1. Richcession 

Rich+Recession의 단어 조합으로 만들어진 리치세션이라는 신조어입니다. 이걸 가져오게 된 이유가 바로 LVMH가 세계 10위의 대기업에 등극하였고, 아르노 회장은 세계 1위 부자가 되었습니다. 1년 사이에 주가는 30%가 넘게 올랐고, 최근 리세션 위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엄청난 매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비하인드는 역시 아시아 시장에서의 급격한 매출 상승에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리세션이 끝나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명품 소비도 최근 촉진되고 있다는 분석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또한 명품(사실 사치품이죠...) 브랜드는 리세션에 더 잘 나가는 recession proof(경기침체에도 끄떡없는) 주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게 통상적인 시장의 컨센서스입니다.

 

하지만 더글라스 퍼가 가볍게 다뤄보기에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명품의 최대 소비자는 과거와는 다르게 부자들의 소비가 주가 아닌 중산층과 젊은 층이 가장 큰 소비자로 탈바꿈했습니다. 공격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아시아 문화권에서 문화적으로 럭셔리 제품의 위상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SNS의 발달로 인한 유행에 따라가는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등 수많은 이유에서 럭셔리 시장은 중산층과 젊은 층(20~30대)이라는 새로운 고객층을 얻으며 엄청난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마케팅 타깃이 중산층인 브랜드를 주로 보유하고 있는 LVMH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recession proof 주식이 더 이상은 될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 인플레이션에 관한 생각

 

최근 시장참여자들은 금리인상이 피크를 찍었다고 보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인 듯합니다. 채권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변동성이 지속되는 장이 이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더글라스 퍼가 보기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 같아서" 또는 "금리 인하가 곧 시작될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매수를 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3. 미국의 주별로 다른 임금인상 차이

2021년 9월 ~ 2022년 9월까지 평균 임금 인상 %를 미국의 주별로 나눈 자료입니다.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점은 중부지방에서 인건비가 더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고, white-collar (화이트칼라)가 많은 캘리포니아나 뉴욕, 뉴저지 같은 주들은 다른 주들에 비해 임금상승률이 상당히 낮게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2022년에 다뤘던 글 중에 '2022년 인플레이션은 잡힐까?'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그 글에서 노동시장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뤘는데 최근 몇 년간 보수적인 정치적 행보와 코로나 덕분에 외국인 노동자를 배척하고 blue-collar(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상당히 부족해졌다는 글을 적었습니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이 주를 이루는 미국의 중부 주들의 임금 인상률을 보면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며 여기에서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의 임금 인상률과 노동 부족이 자동화 시스템(혹은 로봇)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4. 미국에서 여행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왜 항공주는...?

3월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봤습니다. 역대 최대규모로 미국의 여권 발급 신청이 밀려들어오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여행 주식주들을 다시 한번 쭉 돌아봤습니다. 대부분의 여행 관련 주식들은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거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주식들이 많았는데 유독 항공주들은 코로나 이전을 회복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고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 확실하게 항공주들의 벨류에이션은 상당히 낮은 상태입니다. 코로나 이전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여전히 리세션 공포와 코로나 공포, 그리고 유가상승 및 인플레이션 공포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미국에서 엄청난 규모의 여권 발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하지만 미국에서는 Covid-19 이슈는 거의 끝났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엔데믹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합니다.
  • 보잉은 최근 737 Production rate을 올린다고 공표했습니다.
  • Google Trend에서 유의미하게 "유럽 여행" 키워드가 상승했습니다.
  • 각 항공사들은 유럽으로 가는 Flight Routes를 새롭게 오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스크도 분명 존재합니다.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은 항공주들의 수익성을 매우 악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리세션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리세션에 상당히 취약한 게 항공주들입니다.

 

5. 하워드 막스의 메모

 

Lessons from Silicon Valley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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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oaktreecapital.com

하워드 막스의 메모는 정말 좋은 인사이트를 주곤 합니다. 이번 메모에서 하워드막스가 마지막에 쓴 내용이 상당히 중요한 듯합니다. 하워드막스는 CRE(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정말 간략하게 추려보자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 이자율이 크게 상승했고, 2025년까지 CRE 대출의 40%가 재융자를 받아야 하며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더 높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아야 합니다.
  • 이자율이 높아지면 higher demanded capitalization rates(자본화 요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입니다.
  • 경기침체 가능성은 임대료와 점유율이 낮아지며 임대인의 수입이 낮아지게 됩니다.
  • 내년정도에 크레딧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 미국 은행의 평균 CRE 대출 익스포저는 총자산의 4.5%로 보이지만, 자산 규모가 낮은 은행의 경우 11.4%에 달합니다.
  • 은행의 레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CRE 모기지에 대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의 자본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대형 은행은 위험 기반 자본의 50%를 CRE 대출에 투자하는 반면, 소형 은행의 경우 이 수치는 167%입니다.
  • 오피스 빌딩 모기치 및 기타 CRE 대출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대한 간추린 내용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삭제되었습니다. 더 깊은 내용은 본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하워드 막스는 경제 예측을 하지 않는 편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말 확실하게 보일 때 가끔 경제 예측을 하곤 합니다. 물론 이번 글의 논조는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정도로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어조입니다만... 하워드 막스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를 둘 다 맞춘 투자 대가로써 이번 글은 상당히 귀중한 인사이트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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